필자에게는 어릴 적 친구에게 받은 특별한 질문이 있습니다.
“ 왜 그걸 냄새를 맡아? ”
20년도 넘은 시간이지만,
분명한 기억 속 그 장소는 라 상가라고 불리던 건물 건너편 나이가 지긋한 덩굴 나무가 울창한 벤치 앞이었고,
친구가 예쁘게 포장해서 건내 준 선물 상자가 궁금해 코를 박고 있었습니다.
그 향기는 ‘무취(無臭)’ 였습니다.
메신저로 선물을 나누는 요즘 시대와는 다르게,
어쩌면 나이가 하나 둘 차면서 잊혀가는 과정 속에,
어린시절 많은 이유로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포장하고 주고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선물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누군가는 포장 덩어리를 흔들기도 하고,
사이 틈을 실눈을 떠가며 보기도 하고, 손으로 크기와 모양을 가늠하며 나름의 정답을 마음 속에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선물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흐릿하지만 포장지를 뜯는 과정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
필자의 고향 둔촌주공아파트에는 그 규모에 맞게 다양한 상가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상가들의 이름은 ‘나’, ‘다’, ‘라’ 상가로 한글을 막 뗀 아이들도 외웠습니다.
‘가’ 상가는 왜 없는지 지금도 알 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가’ 상가로 여겼던 ‘둔촌종합상가’ 라는 대장 건물이 있었고,
그와 이어진 아파트 입구에선 봄만 되면 라일락 냄새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고향이 사라진 지금,
라일락 냄새를 맡으면 사라진 고향을 향해 들어가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람마다 오감 중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감각이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가 취향(趣向)이 다르듯, 필자에게는 취,향(臭,香)이 모두 다르게 기억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지나가는 경험과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감각이 각 개인에게 분명하길 바랄 뿐입니다.

[ '라 상가' photo by. Collector H.]
필자에게는 어릴 적 친구에게 받은 특별한 질문이 있습니다.
“ 왜 그걸 냄새를 맡아? ”
20년도 넘은 시간이지만,
분명한 기억 속 그 장소는 라 상가라고 불리던 건물 건너편 나이가 지긋한 덩굴 나무가 울창한 벤치 앞이었고,
친구가 예쁘게 포장해서 건내 준 선물 상자가 궁금해 코를 박고 있었습니다.
그 향기는 ‘무취(無臭)’ 였습니다.
메신저로 선물을 나누는 요즘 시대와는 다르게,
어쩌면 나이가 하나 둘 차면서 잊혀가는 과정 속에,
어린시절 많은 이유로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포장하고 주고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선물이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누군가는 포장 덩어리를 흔들기도 하고,
사이 틈을 실눈을 떠가며 보기도 하고, 손으로 크기와 모양을 가늠하며 나름의 정답을 마음 속에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선물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흐릿하지만 포장지를 뜯는 과정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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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고향 둔촌주공아파트에는 그 규모에 맞게 다양한 상가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상가들의 이름은 ‘나’, ‘다’, ‘라’ 상가로 한글을 막 뗀 아이들도 외웠습니다.
‘가’ 상가는 왜 없는지 지금도 알 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가’ 상가로 여겼던 ‘둔촌종합상가’ 라는 대장 건물이 있었고,
그와 이어진 아파트 입구에선 봄만 되면 라일락 냄새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고향이 사라진 지금,
라일락 냄새를 맡으면 사라진 고향을 향해 들어가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람마다 오감 중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감각이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가 취향(趣向)이 다르듯, 필자에게는 취,향(臭,香)이 모두 다르게 기억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지나가는 경험과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감각이 각 개인에게 분명하길 바랄 뿐입니다.
[ '라 상가' photo by. Collector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