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학부 수업에서 교수님은 한 학기 내내 ‘플레이 리스트를 점검하라’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의 뜻은 말 그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라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취향과 관심사가 한동안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것이었다. 원체 누구 말을 잘 안 듣는 고집쟁이라 학부교수님도 우습게 봤던 나였지만 그 말은 왠지 나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리라는 직감으로 꽂혀버리곤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에게 ‘플레이리스트’란 음악과 영화 그리고 책에 국한된 취향에 불과하다. 친절하게도 어플이 제시하는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을 순서대로 살펴보았고, 그로써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누군지, 장르는 어떤지 굵직한 취향이 뭔지도 그때서야 깨달았다.”
지금의 ‘플레이리스트’란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인턴을 지나 또 인턴으로, 유달리도 재밌어하는 게 많았던 저는 인턴을 3번이나 했고, 이것은 습관이 되었는지 정직원으로 들어간 회사도 늘 2년을 채 못 참고 이직을 자주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한동안은 이게 한심스럽기도 하고 미약하게나마 불안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어느순간, 수많은 선택이 커리어가 되고 플레이리스트 라는 관점으로 켜켜이 쌓여왔지요.
주차장을 예약하는 어플, 샐러드를 구독하는 서비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제작자가 함께 향유하는 커뮤니티 공간. 이 말들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 2024년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각각의 과업을 수행하던 때엔 ‘설명할 단어’가 없는 새로운 서비스들이었습니다. 단지 지금의 불편함이 해소되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더 이롭지 않을까? 하는 관점에서 많은 분들이 모여 골몰하고, 그 씨앗을 발아하는 일들이었어요.
전 그런 행위에 동참하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이세상에 없던 걸 있게 만드는 그 과정이, 이미 있는걸 더 좋게 만드는 것보다 흥미롭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지만, 그 행위에서 ‘더’ ‘잘’ ‘훌륭’ 이라는 기준이 따르기 때문에 불편함이 동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없던 걸 발견하고, 우리만의 언어로 제안하는 일들은 기존의 트랙을 걷어차는 행위이기에 쉽게 판단할 수는 없죠. 그 존재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무언갈 탄생시키는 일을 하는 동료들은 늘 좋은 에너지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것들이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가 가진 관점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게 글로 써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상품으로 탄생시키려 부단하게 애쓰고 있습니다. 길고 긴 여름을 보내며 여러 상품을 조사하고, 기획하고, ‘존재하게’ 만드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그리고 딱 맞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 전문가들과 브랜드에 대한 내재적, 외재적인 정리도 하고 있습니다. 곧 알려드리게 되겠지요.
Playlist가 꼭 음악과 영화만이 아니라면 그리고, 결과물만이 아니라면 제가 꼽는 선곡 기준은 참 일관됩니다. ‘없던 걸 존재하게 할 것’, ‘세상에 쓰임이 될 것’,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것’.
취향이나 관심사는 여전히 게으릅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플레이리스트’란 조금 다르게 읽힙니다.
인턴을 지나 또 인턴으로, 유달리도 재밌어하는 게 많았던 저는 인턴을 3번이나 했고, 이것은 습관이 되었는지 정직원으로 들어간 회사도 늘 2년을 채 못 참고 이직을 자주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한동안은 이게 한심스럽기도 하고 미약하게나마 불안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어느순간, 수많은 선택이 커리어가 되고 플레이리스트 라는 관점으로 켜켜이 쌓여왔지요.
주차장을 예약하는 어플, 샐러드를 구독하는 서비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제작자가 함께 향유하는 커뮤니티 공간. 이 말들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 2024년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각각의 과업을 수행하던 때엔 ‘설명할 단어’가 없는 새로운 서비스들이었습니다. 단지 지금의 불편함이 해소되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더 이롭지 않을까? 하는 관점에서 많은 분들이 모여 골몰하고, 그 씨앗을 발아하는 일들이었어요.
전 그런 행위에 동참하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이세상에 없던 걸 있게 만드는 그 과정이, 이미 있는걸 더 좋게 만드는 것보다 흥미롭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지만, 그 행위에서 ‘더’ ‘잘’ ‘훌륭’ 이라는 기준이 따르기 때문에 불편함이 동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없던 걸 발견하고, 우리만의 언어로 제안하는 일들은 기존의 트랙을 걷어차는 행위이기에 쉽게 판단할 수는 없죠. 그 존재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무언갈 탄생시키는 일을 하는 동료들은 늘 좋은 에너지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것들이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가 가진 관점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게 글로 써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상품으로 탄생시키려 부단하게 애쓰고 있습니다. 길고 긴 여름을 보내며 여러 상품을 조사하고, 기획하고, ‘존재하게’ 만드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그리고 딱 맞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 전문가들과 브랜드에 대한 내재적, 외재적인 정리도 하고 있습니다. 곧 알려드리게 되겠지요.
Playlist가 꼭 음악과 영화만이 아니라면 그리고, 결과물만이 아니라면 제가 꼽는 선곡 기준은 참 일관됩니다. ‘없던 걸 존재하게 할 것’, ‘세상에 쓰임이 될 것’,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것’.
취향이나 관심사는 여전히 게으릅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